반려동물 장례

AI와 반려동물 추모의 결합 – 디지털 메모리얼 서비스 사례와 전망

raenews 2025. 7. 22. 21:53

AI와 반려동물 추모의 결합 – 디지털 메모리얼 서비스 사례와 전망

기술은 추모의 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

반려동물과의 이별은 여전히 아프지만, 그 이별을 받아들이고 기억하는 방식은 점점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한 사진이나 유골함, 소박한 추모 공간 정도가 전부였다면, 최근에는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기반의 추모 서비스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이 발달하면서 반려동물의 기억을 저장하고, 대화하고, 콘텐츠로 재구성하는 방식까지 실현되고 있다.

이런 기술은 단순히 기억을 보존하는 것을 넘어, 보호자의 상실감 완화와 감정적 교감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디지털 기념관, AI 챗봇, 가상 공간 추모 서비스는 아직 생소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보편화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디지털 메모리얼 서비스란 무엇인가?

디지털 메모리얼 서비스는 사망한 반려동물의 정보를 기반으로 온라인상에 영구적인 추모 공간을 생성하거나, AI를 통해 그 존재를 다시 만나게 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 공간에는 사진, 동영상, 목소리, 추억글, 위치정보, 기념일 등 다양한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다.

보호자는 해당 공간에서 반려동물에게 편지를 쓰거나, 함께했던 순간을 타임라인으로 되돌아보는 등 인터랙티브한 방식으로 추모를 이어갈 수 있다. 최근에는 여기에 AI가 접목되어, 반려동물의 성격·표정·움직임 등을 분석한 AI 기반 챗봇이나 가상 이미지, 음성 응답 기능까지 포함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어떤 서비스들이 운영되고 있을까?

해외에서는 이미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메모리얼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 HereAfter AI: 반려인이나 가족이 사전에 기록한 음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망 후에도 AI가 목소리로 대화해주는 기술을 제공한다. 현재는 사람 중심이지만, 반려동물에게도 적용을 확장 중이다.
  • Eterneva: 반려동물의 털이나 유골을 기반으로 AI가 자동으로 디지털 회상 영상 및 추모 콘텐츠를 생성한다. 맞춤형 BGM, 자막, 인터뷰 형식까지 포함된다.
  • MyPetsMemory: 일본에서 시범 운영 중인 서비스로, 반려동물의 생전 습관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 납골당 및 VR 추모방을 제공한다. 보호자는 언제든 스마트폰으로 추모방에 입장해 반려동물과 ‘만남’을 이어갈 수 있다.
  • Remembrance Companion: AI 챗봇 형태로 반려동물과의 대화를 구현한다. 보호자가 입력한 과거 대화 패턴과 성격 정보, 사진 등을 학습해 특유의 말투나 반응까지 재현하는 기능이 포함된다.

이런 서비스들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정서적 치유와 기술적 구현이 결합된 새로운 장례 문화로 주목받고 있다.

AI 챗봇이 만들어주는 감정적 연결

특히 AI 챗봇은 죽은 반려동물과의 대화를 이어갈 수 있게 해주는 도구로 큰 반향을 얻고 있다. 보호자가 생전에 작성한 메모, SNS 기록, 사진에 대한 코멘트, 반려동물의 특징적인 반응 등을 학습한 챗봇은, 마치 실제 반려동물이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물론 반려동물이 언어를 쓰지 않기 때문에 그 표현은 보호자의 기억을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AI가 보호자의 언어 습관과 감정을 분석해 실제로 위로가 되는 말이나 리액션을 유도하는 기술이 도입되면서, 이별의 충격을 심리적으로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는 특히 혼자 사는 보호자나, 자녀 없이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키웠던 사람들에게 정서적으로 큰 힘이 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어떤 움직임이 있을까?

현재 국내에서는 아직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는 아니다. 다만 소규모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반려동물 추모 관련 플랫폼이 준비 중이며, 일부 펫케어 기업에서는 디지털 추모 일기장 기능을 도입하고 있다. 또한 AI 음성합성 기술과 감성 대화형 챗봇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머지않아 국내에서도 반려동물 전용 AI 추모 서비스가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사회는 아직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한 기술적 접근에 익숙하지 않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추모 방식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어, 향후 디지털 메모리얼 서비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리적 고려사항과 한계점

AI를 이용한 반려동물 추모는 감성적인 장점이 크지만, 동시에 윤리적인 고민도 함께 따른다. 대표적인 문제는 ‘기억을 조작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AI가 보호자의 감정에 맞춰 반려동물의 성격이나 반응을 과장하거나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감정적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반려동물과 함께 촬영된 사진, 보호자의 음성, 위치 정보 등이 AI 추모 서비스에 활용되면서, 민감한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될 위험도 존재한다. 따라서 기술적 보완과 함께, 심리 상담이나 사후 안내 기능이 병행되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과 감정의 접점, 새로운 추모의 가능성

AI를 통한 반려동물 추모는 기술이 감정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표현하는 새로운 도구로 기능한다. 보호자는 AI와 함께 반려동물의 기억을 이어가며, 슬픔을 나누고, 그리움을 담담히 소화할 수 있다. 이 방식은 특히 혼자만의 슬픔에 갇히기 쉬운 보호자에게 ‘교감의 장치’를 제공해주며, 사회적으로도 이별에 대한 건강한 태도를 확산시킬 수 있다.

앞으로 디지털 추모 기술은 더욱 정교해질 것이며,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보호자의 기억도 함께 보관하고 상호작용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반려동물의 존재가 단순한 사진 한 장이 아닌, AI가 함께 보존하고 나누는 이야기의 형태로 남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