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사진첩을 열어보다슬픔은 어떤 순간에 문득 얼굴을 드러낸다.정리도 없이 쌓여 있던 사진첩을 우연히 열어본 그날이 그랬다.의도한 건 아니었다.하지만 그 아이가 마지막으로 찍힌 사진이 스크롤 중간에 떠올랐을 때,나는 화면을 멈춘 채 한참을 그 자리에 멈춰버렸다.사진 속 그 아이는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생기 넘치던 그 표정은, 내 기억 속에서도 흐릿해지고 있었던 그 모습이었다.그제서야 나는 깨달았다.기억은 마음속에 담아둘 수 있지만,시간이 지나면 흐려질 수밖에 없다는 걸.그날 밤 나는 결심했다.이 사진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자고.그래서 포토북을 만들기로 했다.그 아이와 함께한 시간들을,내 손으로, 내 방식으로, 한 권의 책으로 묶어보자고. 사진을 고르며 마주한 그날들포토북 제작을 위한 첫 단계는 사진..